아마 2003년 쯤이던가? 2004년 쯤이던가? 내가 처음 이 도메인을 사서 블로그를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었던 게 있는 것 같다. 주제가 있는 블로그. 그러면 그 주제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할테고, 방문자가 내 블로그의 성패를 가리는 기준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. 그래서 내가 북마킹하고 꾸준히 방문하는 블로그들을 보면, 주로 일관된 주제로 그 사람의 머리 속의 제일 가운데에 있는 내용들이 블로그를 채워가고 있다.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나도 그런 블로그를 원했다. 그래서 나는 시간만 있으면 빈 종이에 어떤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으로 나의 한민석닷컴을 채워넣을지에 대해 고민했다. 주로 지루한 회의나 불필요한 교육 세션에서 그랬던 것 같다.
오늘은 그 고민에 엔터 두번으로 단락 나누기를 할 수 있는 생각을 했다. 내 삶 자체가 그런 중심부 주제가 없다는 것. 내 하루하루에 주제가 없으면,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주제가 없으면, 당연히 나는 그 중 어떤 걸 골라서 블로그를 만들던지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블로그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. 그래서 왜 내가 6년 가까이 정착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. 이제 그만 찾아야 할 것 같다. 그냥 이런 나를 받아들여야겠다. 그게 나의 모습이고 내가 이를 포용할 수 없다면 그 누가 사랑해주겠느냐.